
러시아에서 자동차를 LPG(액화석유가스)로 개조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번 러시아 자동차 개조 배경에는 심각한 휘발유 부족이 자리한다. 연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구하기 쉽고 값도 저렴한 LPG로 눈을 돌리는 운전자가 많아진 것이다. 기존 가솔린 차량을 LPG도 함께 쓸 수 있도록 뜯어고치는 개조가, 어느새 하나의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이런 현상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연료난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에서 비롯된 생존 방편에 가깝다. 당장의 연료 부족을 버티기 위해, 사람들이 대안 연료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평소라면 굳이 손대지 않았을 개조에까지 나선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도 LPG 차량이 낯설지 않은 만큼, 러시아의 이번 사례는 여러모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번 시간에는 러시아에서 왜 이런 LPG 개조 붐이 일고 있는지, 그리고 LPG라는 연료가 어떤 장단점을 지녔는지 하나씩 짚어본다.

정유소 공격이 부른 연료난과 개조 붐
러시아의 휘발유 부족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에서 비롯됐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유소들을 겨냥해 공격을 이어가면서, 기존의 연료 공급망에 큰 차질이 생긴 것이다. 정유 시설이 제 기능을 못 하니, 자연히 휘발유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러시아인들은 차량을 LPG용으로 개조하는 데 나섰다. 개조 방식은 이렇다. 차량에 LPG 전용 연료 시스템을 설치하는데, 여기에는 LPG를 담는 탱크와 호스, 그리고 액체 상태의 LPG를 기체로 바꿔주는 기화기가 포함된다.
이런 개조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도 바빠졌다. ‘가란트-가스’나 ‘메드베데프 GBO’ 같은 업체가 대표적인데, 이들 모두 개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연료난이 곧바로 개조 수요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기존 가솔린 엔진을 그대로 두고 연료 계통만 추가하는 방식이라, 비교적 어렵지 않게 개조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연료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는 한, 이런 개조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름값 절반에 엔진에도 유리한 LPG
그렇다면 사람들이 LPG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이다. LPG는 기존 휘발유의 절반 값, 혹은 그보다 더 저렴하다. 연료난 속에서 비용까지 아낄 수 있으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경제성 외에도 장점은 여럿이다. 우선 LPG는 휘발유보다 친환경적인 연료로 꼽힌다. 연소 과정에서 탄소와 오일 오염 물질이 적게 발생해, 결과적으로 엔진의 수명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LPG는 기화된 상태로 엔진에 공급되기 때문에, 추운 날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냉간 시동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이런 특성들이 어우러져, 차량을 오래 타는 동안 들어가는 유지 비용까지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단순히 값이 싼 데 그치지 않고, 차를 아끼는 측면에서도 나름의 이점이 있는 셈이다. 결국 당장의 연료난을 넘기는 대안이면서, 평상시에도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연료라 할 수 있다. 러시아 운전자들이 개조를 감수하면서까지 LPG로 몰리는 데는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깔려 있다.

충전소 부족에 수개월 대기… 한계도 뚜렷
물론 LPG가 만능은 아니다. 뚜렷한 단점도 존재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충전 인프라다. LPG 충전소는 일반 주유소에 비해 훨씬 드물어, 연료를 넣기가 그만큼 불편하다. 연비 면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LPG는 같은 양이 내는 열량(BTU)이 휘발유보다 낮아, 주행 가능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 여기에 개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정작 개조를 받으려면 수개월씩 대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당장 연료가 급한데도 개조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무엇보다 LPG 역시 재생 가능한 자원이 아니어서,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LPG는 여전히 흔치 않은 연료로 남아 있으며, 앞으로도 다소 틈새 영역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리하면, 러시아의 LPG 개조 붐은 연료난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만들어낸 현상으로, 당장의 대안은 될 수 있어도 장기적인 해법으로 자리 잡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