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ZCON’에서 닛산이 단 한 대뿐인 특별한 Z를 공개했다. ZCON은 스스로를 ‘국제 Z카 컨벤션’이라 소개하는 행사로, 닛산이 신작 콘셉트를 선보이기에 이보다 어울리는 무대도 드물다. 일본어로 ‘바람’을 뜻하는 이름을 붙인 ‘Z 카제(Kaze) 콘셉트’는 탈착식 글라스 패널을 얹은 T탑 사양에 카본 파츠와 90년대 튜닝 감성을 더한 모델이다. 닛산 측은 해당 차량을 두고 향수와 유산, 그리고 운전의 즐거움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겉모습만 봐도 SEMA쇼에 나가도 손색없을 만큼 공을 들인 티가 난다. 이번 시간에는 Z 카제 콘셉트의 외관과 실내, 그리고 파워트레인까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T탑의 부활과 90년대 튜닝 문화를 담은 외관
해당 차량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맞춤 제작한 T탑이다. 탈착이 가능한 두 장의 글라스 패널과 중앙 지지 빔으로 구성됐으며, 완성도가 순정 옵션이라 해도 믿을 만큼 정교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변화가 지붕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퍼시픽 틸 컬러를 입은 차체에는 벤트가 뚫린 카본 파이버 후드와 확장형 카본 펜더 플레어, 그리고 카본 소재의 에어로 바디킷이 적용됐다. 바디킷은 프런트 스플리터와 사이드 스커트, 리어 디퓨저, 존재감 뚜렷한 스포일러로 이뤄져 있다. 호불호가 갈릴 만한 부분도 있지만, 90년대 튜닝 신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콘셉트에는 충실하다. 휠도 눈길을 끈다. 클래식 18인치 닛모 LMGT2 단조 휠을 새롭게 복원해 이번 콘셉트에 맞춰 재조립했는데, 폭은 앞 10인치(약 254mm), 뒤 11인치(약 279mm)다.


화이트 가죽 실내에 Bose 스피커, 트윈터보 V6는 GReddy로 튜닝
실내는 기본 구성을 대부분 유지하면서도 맞춤 제작한 화이트 가죽 시트로 분위기를 바꿨다. 블랙 포인트와 센터 콘솔, 대시보드의 카본 트림이 화이트 가죽과 대비를 이룬다. 시트 헤드레스트에는 Bose 스피커가 내장돼, 지붕을 열고 달리면서도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성능 수치에 대해서는 닛산이 말을 아꼈지만, 3.0L 트윈터보 V6 엔진에 GReddy 부품을 더했다는 점은 확인됐다. 공랭식 인터쿨러 키트와 Airinx 에어필터 키트, 슈프림 SP 배기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서스펜션 역시 닛모 부품으로 전면 강화됐다. ‘그렇다면 출력은 얼마나 올랐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지만, 참고할 수치는 기본 모델뿐이다. 일반 Z는 400마력(406PS), 474Nm(350lb-ft)를 내고, 닛모 버전은 420마력(426PS), 520Nm(384lb-ft)를 발휘한다.


닛산 측이 밝힌 제작 의도와 향후 일정
닛산 아메리카의 최고 상품·기획 책임자 폰즈 판디쿠티라는 이 차가 닛산의 대표적인 오픈톱 스포츠카들을 기리는 동시에, 닛산과 닛모를 세상에 알린 90년대 튜닝 문화에 경의를 표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엔지니어링 역량과 창의성, 브랜드 유산에 대한 애정을 한데 담은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양산 계획이 언급되지는 않은 만큼, Z 카제는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쇼카로 봐야 한다. 다만 T탑이라는 오랜 요소를 최신 Z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Z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ZCON 데뷔 이후에는 10월 3일 열리는 재팬 클래식 카 쇼에도 전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