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 구매한 지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신차가 도로 위에서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는 일이 있다면 믿어지겠는가. 지난 2025년 4월 16일, 도쿄 미나토 지역 고속도로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4억 원을 호가하는 페라리 458 스파이더가 인도받은 지 한 시간도 안 돼 화재로 인해 전소된 사고였다. 값비싼 신차를 순식간에 잃은 이 사고는 당시 SNS를 타고 빠르게 퍼지며 슈퍼카의 신뢰성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 사고의 전말과 함께 페라리가 안고 있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짚어보도록 하겠다.

딜러샵서 인수 직후, 고속도로서 흰 연기 목격
사고를 당한 사람은 일본의 한 음악 프로듀서로, 딜러샵에서 새로 인수한 페라리 458 스파이더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이었다. 차량 후방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한 차주는 놀란 마음에 즉시 차량을 정차시켰지만, 상황은 이미 손쓸 새 없이 빠르게 악화됐다. 차량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불길에 휩싸였고, 결국 앞 범퍼 일부만 남긴 채 완전히 잔해로 변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이 20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지만, 그사이 차량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소된 뒤였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차주는 “차가 폭발할까 봐 두려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2010년 458 이탈리아 리콜 이력, 다시 도마 위로
해당 사고가 유독 큰 논란으로 번진 이유는 화재 발생 시점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차량 화재는 오랜 사용에 따른 부품 노후나 관리 소홀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차 인수 한 시간 만에 전소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화재 당시 별다른 충돌이나 외부 충격이 없었다는 점도 차량 자체의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런 정황 속에서 다시 소환된 것이 페라리의 과거 이력이었다. 페라리는 2010년, 458 이탈리아 모델 1,248대 가운데 약 300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문제는 배기 시스템에 접착제가 새어 들어가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사고 차량은 스파이더 버전이었지만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하는 만큼,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과거와 유사한 구조적 약점이 다시 드러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같은 해 런던서도 람보르기니 전소, 고가 슈퍼카 화재 잇따라
비슷한 사고는 같은 해 초 런던에서도 있었다. 5억 7,000만 원 상당의 람보르기니가 메릴본 번화가를 달리던 중 화재로 불탔는데, 당시 현장에서는 인근 시민들이 소화기를 들고 직접 불을 끄려 나서는 아찔한 장면까지 연출됐다. 짧은 기간 안에 고가 슈퍼카 화재 사고가 잇따라 보도되면서, 이를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커졌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 정도 가격대의 차량이라면 최소한의 화재 안전성은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런 사고가 반복될 경우 브랜드 신뢰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결국 해당 사고는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지만, 수억 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라도 화재 앞에서는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특히 신차 인수 직후 별다른 충격 없이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겉으로 드러난 브랜드 명성이나 가격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긴 사고이기도 하다. 고성능 부품이 촘촘히 밀집된 슈퍼카일수록 미세한 결함 하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런 사고들은 슈퍼카를 꿈꾸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막연한 믿음보다 실제 이력과 품질 관리 체계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경각심을 남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