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도 브레이크등이 계속 켜져 있다면, 뒤따르는 운전자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실제로 이런 상황을 일으킬 수 있는 결함 때문에 BYD가 자국 시장인 중국에서 18만 3,000대를 리콜한다. 브레이크 페달 부품에서 문제가 발견됐고, 그 결과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브레이크등이 켜진 채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리콜은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을 통해 발표됐으며, 대상은 중국 내수용 모델로 한정된다. 결함의 내용과 영향 범위, 그리고 최근 잇따른 중국 완성차 업계의 리콜 상황을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다.

브레이크 페달 스토퍼가 갈라지거나 빠진다
문제의 원인은 불량 배치로 생산된 브레이크 페달 스토퍼로 알려졌다. 해당 부품은 시간이 지나면서 갈라지거나 떨어져 나갈 수 있는데, 이때 브레이크등이 꺼지지 않고 켜진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흔히 ‘브레이크 결함’이라고 하면 제동력 상실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사례는 결이 다르다. 운전자가 제동하는 데 직접적인 위험은 없다. 대신 브레이크등이 상시 점등돼 있으면 뒤차가 실제 제동 상황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주변 도로 이용자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상은 2014년부터 2022년 사이 생산된 친(Qin)과 탕(Tang) 시리즈다. BYD는 공식 딜러를 통해 해당 부품을 무상으로 교체해 줄 계획이며, 채널뉴스아시아에 중국 밖에서 판매된 차량은 이번 리콜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BYD는 연이은 리콜, 니오 파이어플라이도 조향 문제
이번 리콜은 며칠 전 BYD 호주법인이 샤크 6 픽업트럭에 대해 내놓은 리콜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당시에는 스페어 휠이 떨어져 나갈 위험이 있어 소유주들에게 제거를 권고했다. 같은 시기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니오 파이어플라이 686대에 대한 별도 리콜도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전기차의 조향 시스템에서 극단적인 경우 파워 스티어링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문제가 확인됐으며, 니오는 차량을 점검한 뒤 결함이 있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교체할 예정이다. 브랜드와 결함 유형은 서로 다르지만, 짧은 기간 안에 리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역대 최대 리콜 직후 이어진 점검 릴레이
사실 이런 흐름은 한 달 전부터 예고됐다. 지난 8월 중국 당국은 전동식 도어 핸들을 사용하는 차량 430만 대를 대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리콜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고로 차량 전기 시스템이 멈췄을 때 탈출할 수 있느냐는 우려에서 비롯된 조치였다. 대상에는 테슬라와 샤오펑, 지리 등이 포함됐고, 대부분 기계식 개방 장치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경고 스티커를 붙이고, 충돌 후 창문이 내려가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해결이 이뤄졌다. 이렇게 보면 최근 중국 시장의 리콜은 제동등과 조향, 도어 핸들처럼 눈에 띄는 차이가 있는 부품들에서 하나씩 문제를 정리해 가는 과정으로도 읽힌다. 다만 이번 BYD 사례는 결함이 운전자보다 주변 차량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차량의 안전이 ‘내가 얼마나 안전한가’만이 아니라 ‘남에게 내 상태가 정확히 전달되는가’까지 포함한다는 점을 새삼 일깨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