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요할 때일수록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불편이 단순한 체감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로도 확인됐다. 일본의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약 3명 중 1명이 실제로 택시를 잡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그 원인으로 응답자의 60% 이상이 ‘운전기사 부족’을 지목했다. 이런 구조적 공급난에 대한 해법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무인택시다.
오는 2027년, 도쿄 도심에서는 자율주행 레벨4 기반의 완전 무인택시 상용 운행이 시작될 예정이다. 배차 플랫폼 GO와 미국 웨이모, 일본교통 세 회사가 공동으로 이 계획을 발표했으며, 초기에는 약 100대 규모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택시가 왜 이렇게까지 잡기 어려워졌는지, 그리고 무인화가 이 문제를 실제로 풀어줄 수 있을지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다.

운전기사 부족이 만든 구조적 공급난
NEXER Group과 세타가야 택시 구인 안내 운영사무국이 전국 남녀 6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평소 택시를 일상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응답자가 전체의 약 80%에 달했다. 그럼에도 전체 응답자의 약 31%는 ‘택시가 잘 안 잡혔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부족을 체감하는 시간대는 심야·새벽(28.1%)과 평일 낮(21.6%)은 물론 ‘특정 시간대와 무관하다’는 응답(27.1%)까지 고르게 분산돼 있었다.
장소 역시 번화가나 역 주변뿐 아니라 주택가(32.2%), 지방·교외(22.1%)까지 광범위했다. 이런 공급난의 뿌리는 지난 2002년 단행된 규제 완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과당경쟁과 저임금 구조가 자리 잡으며 노동 환경 악화(18.3%)와 급여 수준 정체(18.6%)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젊은 인력의 유입이 막히며 운전기사 고령화가 심화됐다. 여기에 2024년 4월 시행된 초과근무 상한 규제까지 더해지며 1인당 가용 근무시간마저 줄었다. 설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앞으로 운전기사 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운전·배차·관리로 쪼개지는 무인택시 사업 구조
이런 배경 속에서 GO와 웨이모, 일본교통 3사는 각자의 역할을 나눠 맡는 방식을 택했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 관리를, GO는 배차 서비스를, 일본교통은 운행 관리와 영업소 운영을 담당한다. 운전자가 사라진다고 사업 비용이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스템과 통신, 청소, 충전, 원격 지원 같은 새로운 비용 항목이 생겨난다. 대신 얻는 것은 가동률이다. 근무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무인 차량은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도 더 오래 움직일 수 있는데, 웨이모는 도쿄에서 24시간 365일 온디맨드 서비스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것이 기존 유인 택시를 전면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본교통 스스로도 공존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실제 설문 응답자들 역시 급여 인상(60.0%), 근무시간·근무방식 개선(52.6%), 여성 운전기사 확대(27.2%), 청년층 채용 강화(25.8%) 등 사람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우천 시나 휠체어 이용, 대형 짐, 관광객 수요처럼 기계만으로는 온전히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도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은 유인과 무인이 상황에 따라 역할을 나눠 맡는 시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운전에서 관리로, 택시 사업의 가치가 옮겨간다
무인 차량이 확산될수록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은 사업의 가치가 놓이는 지점이다. 직접 운전대를 잡는 비중은 줄어드는 대신, 고객과의 접점을 만드는 일과 차량·안전을 관리하는 기능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이번 3사의 협력 구조는 이런 변화를 미리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자율주행 기술과 고객 접점, 현장 운행 역량이라는 서로 다른 강점을 하나로 모아 한 대의 차량을 움직이게 하는 방식인 셈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유인인지 무인인지 굳이 의식하지 않고 같은 앱으로 차를 부르는 일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 100대라는 규모만으로 시장 전체가 곧바로 뒤바뀌지는 않겠지만, 운전기사 없는 차량을 배차 앱과 기존 택시 회사가 어떻게 결합해 사업으로 만들어 가는지를 실제 도심에서 확인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실증의 결과에 따라 다음 1000대, 그 이후 확장을 위한 조건도 자연스럽게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