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행 중에는 펑크를 비롯해 다양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이 자동차 화재 상황이다. 많은 운전자에게는 그리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사고 유형이지만, 실제로는 크고 작은 규모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도쿄도 23구와 다마 지역(이나기시 제외)을 관할하는 도쿄소방청에 따르면, 2024년 관내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4,517건이었고 이 가운데 차량 화재는 245건으로 전체의 약 5.4%를 차지했다.
이 자동차 화재 사고들로 부상자 24명,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발생 건수는 2015년만 해도 300건대였지만 2016년 이후로는 200건대를 유지하며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언뜻 특별한 사고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원인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정비 소홀이나 부주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시간에는 차량 화재의 구체적인 원인과 예방 방법을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다.

가장 많은 원인은 전기 계통, 배선 마찰이 대표적
2024년 차량 화재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전기 관련 화재로 총 96건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차내 배선이나 전장품 등 교통기관 내 배선이 25건, 충전식 배터리가 24건, 축전지가 11건이었다. 배선 화재는 대부분 배선을 고정하는 부위나 차체에 배선이 계속 마찰되면서 피복이 벗겨지고 그 부분에서 합선이 일어나는 것이 원인이다.
이 밖에도 규격에 맞지 않는 포그램프 전구를 장착하면서 제대로 고정하지 못한 채 마스킹 테이프로 임시 고정만 해 두고 주행한 사례도 있었다. 진동으로 전구가 떨어져 나가면서 합성수지 재질의 리플렉터 케이스에 접촉해 불이 붙은 것이다. 2024년 통계를 시간대별로 나눠 보면 주행 중 발생한 화재가 94건, 주차·정차 중 발생한 화재가 98건이었다. 정차 중 발생한 화재의 원인 역시 전기 계통이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엔진이나 배기관 관련이 10건으로 뒤를 이었다.

엔진오일 부족이 부르는 연쇄 고장, 결국 화재로
엔진이나 배기관과 관련된 화재 사례를 살펴보면, 엔진오일 부족으로 인한 윤활 불량이 출발점인 경우가 많다. 윤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피스톤이 눌어붙거나 커넥팅로드가 파손될 수 있고, 여기에 베어링 메탈 마모까지 진행되면 빅엔드나 크랭크샤프트에 유격이 생긴다. 최악의 경우 커넥팅로드가 실린더 블록을 뚫고 나오는 상황까지 벌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비산된 오일이 고온 상태의 배기관에 튀어 불이 붙는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평소 점검과 정비 소홀이 실제로는 심각한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쿄소방청 역시 법정 점검을 반드시 확인하고 평소에도 점검·정비를 꾸준히 실시하는 등 차량 관리에 신경 쓸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이상 징후가 느껴지면 차량을 계속 사용하지 말고 전문 업체에 점검이나 수리를 의뢰할 것을 권장한다. 섣부른 자가 정비 역시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스프레이 캔, 쓰레기 배출도 예외 아냐
차량 화재라고 하면 흔히 주행 중이나 엔진 관련 상황만 떠올리기 쉽지만, 특수 차량에서는 의외의 원인으로 불이 나기도 한다. 쓰레기 수거 차량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압축되는 과정에서 내부 배터리가 합선을 일으켜 발화한 사례가 있었고, 스프레이 캔이 눌려 찌그러질 때 남아 있던 가연성 가스(LPG)가 새어 나와 쓰레기 압축 과정에서 발생한 불꽃 등에 옮겨붙어 불이 난 경우도 확인됐다. 폐기물을 배출할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편 최근 폭염으로 인한 자연발화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실제 그런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계절에 따른 뚜렷한 발생 경향도 없어, 연중 내내 경계가 필요한 사고 유형인 셈이다. 배선 상태부터 오일 관리, 폐기물 처리 방식까지, 평소의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차량 화재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