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차로에서 대형 트럭 차량이 좌회전할 때, 한 번 오른쪽으로 크게 붙었다가 방향을 트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승용차의 감각으로는 ‘왼쪽으로 도는데 왜 오른쪽으로 붙는거지?’라는 의문이 들기 쉽지만, 이는 결코 난폭한 운전 습관이 아니라 긴 차체를 안전하게 돌리기 위한 계산된 움직임이다. 가장 큰 원인은 앞바퀴와 뒷바퀴가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리는 ‘내륜차’에 있다. 이런 움직임을 단순한 운전 버릇으로 오해하고 그 옆을 무심코 파고들었다가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시간에는 대형 트럭이 좌회전 전 오른쪽으로 붙는 이유와, 주변 운전자가 특히 조심해야 할 두 가지 위험을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다.

왼쪽으로 돌 때 오른쪽으로 붙는 이유, 내륜차 때문
차량이 좌회전할 때 앞바퀴는 비교적 큰 원을 그리며 움직이지만, 뒷바퀴는 그보다 안쪽 궤적을 지나간다. 이 차이는 휠베이스가 긴 차량일수록 더 크게 벌어지는데, 대형 트럭은 운전석에서 보기에 앞부분이 교차로를 충분히 통과한 것처럼 보여도 뒷바퀴는 훨씬 더 안쪽으로 파고들며 회전한다. 승용차와 같은 감각으로 작게 돌면 뒷바퀴가 좌측 연석에 올라타거나, 가드레일·표지판·보행자·자전거 등을 그대로 말려들게 할 위험이 있다.
그래서 트럭 운전자는 교차로 폭과 차체 치수를 감안해 미리 차체를 살짝 오른쪽으로 옮긴 뒤, 앞바퀴가 큰 호를 그릴 수 있도록 좌회전을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우측으로 붕 뜨는’ 움직임이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반대 차선을 침범하면 또 다른 위험이 생기기 때문에, 실제로는 도로 폭과 교차로 형태, 차체 길이에 맞춰 최소한의 궤적을 선택해야 한다.

반대편에서는 차체 후미가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눈여겨봐야 할 움직임이 있다. 바로 차체 후미의 ‘振り出し(진행 방향 반대쪽으로 튀어나오는 현상)’다. 대형 트럭 중에는 뒷바퀴보다 뒤쪽으로 적재함이 길게 뻗어 있는 차종이 많은데, 이 뒷바퀴부터 차체 맨 끝까지의 구간을 ‘리어 오버행’이라 부른다. 좌회전을 시작하면 뒷바퀴를 축으로 삼듯 차체 후미가 오른쪽으로 튀어나오면서, 트럭 오른쪽에 있던 차량이나 오토바이와 가까워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정리하면 좌회전 중인 대형 트럭에서는 왼쪽에서는 뒷바퀴가 안쪽으로 파고들고, 오른쪽에서는 후미가 바깥쪽으로 튀어나오는 두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는 셈이다. 트레일러의 경우 이 움직임이 한층 더 복잡해지는데, 트랙터와 트레일러가 연결부에서 꺾이는 구조 때문에 뒷바퀴 궤적이 승용차와는 크게 달라져 좁은 교차로에서는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왼쪽 깜빡이 켠 트럭은 그 공간에 끼어들지 말 것
일반 운전자가 특히 조심해야 할 순간은 대형 트럭이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고 있을 때다. 트럭이 오른쪽으로 붙었다고 해서 그 왼쪽에 생긴 빈 공간으로 차량이나 오토바이, 자전거가 끼어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 공간은 트럭이 곧 좌회전하기 위해 미리 확보해 둔 자리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옆으로 나란히 붙는 순간, 뒷바퀴가 갑자기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파고들 수도 있다.
트럭 오른쪽에 있을 때도 방심은 금물이다. 좌회전이 시작되면 리어 오버행이 오른쪽으로 튀어나오기 때문에, 차체 옆에 바짝 붙어 정차해 있으면 접촉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신호 대기 중에는 대형차의 측면이나 후방에 필요 이상으로 가까이 붙지 말고, 트럭이 회전을 시작한 뒤에는 궤적이 안정될 때까지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대형 트럭이 좌회전 전 오른쪽으로 붕 뜨는 것은 난폭 운전이 아니라 긴 차체와 큰 내륜차를 처리하기 위한 필연적인 움직임이며, 동시에 후미가 반대쪽으로 튀어나온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대형차 주변에서는 지금 눈에 보이는 위치만이 아니라, 앞으로 차체가 어디를 지나갈지까지 미리 상상하는 습관이 말려듦이나 접촉 사고를 막는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