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4년 6월, 일본 도야마현 난토시 고카야마 지역에서 발생한 토요타 희귀 슈퍼카 모델, 2000GT의 사고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도로변에 서 있던 썩은 나무 한 그루가 그대로 쓰러지며 달리던 2000GT를 덮친 사고였다. 사고 소식은 NHK를 통해 처음 보도됐고, 이후 여러 해외 매체가 함께 다루며 화제를 모았다. 문제는 사고 차량이 단순한 클래식카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일본산 클래식카 중 한 대로 꼽히는 희귀 모델이었다는 점이다. 나무 한 그루가 어떻게 백만 달러급 차량을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만들었을까? 당시 사고 상황과 토요타 2000GT라는 차량의 정체, 그리고 이후 이어진 반응을 정리해봤다.

굵기 약 1.9m 나무가 그대로 차량을 덮쳤다
사고 차량은 밑동 굵기가 약 6.2피트(약 1.9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나무에 그대로 깔렸다. 도로변에 서 있던 이 나무는 썩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별다른 전조 없이 갑자기 쓰러지며 주행 중이던 2000GT를 덮쳤다. 충격으로 차량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찌그러졌다. 다행히 운전자는 찰과상과 타박상 정도의 가벼운 부상만 입고 사고 현장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값비싼 희귀 차량이 파손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람의 목숨에 지장이 없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337대만 생산된 일본 자동차 산업의 상징
이번 사고로 파손된 토요타 2000GT는 1967년부터 1970년까지 단 337대만 생산된 극도로 희귀한 모델이다. 야마하가 개발에 참여한 직렬 6기통 엔진을 얹고, 유럽 스포츠카의 장점을 두루 참고한 스타일링을 갖춰 당대 토요타의 ‘헤일로 모델’로 기획됐다. 지금으로 치면 렉서스 LFA의 정신적 조상이라 할 만한 존재다. 많은 이들에게는 영화 ‘007은 두 번 죽는다’에 등장한 차량으로 더 익숙한데, 실제 영화에는 제임스 본드가 몰기 위해 맞춤 제작된 컨버터블 버전이 등장했다. 희소성과 상징성을 인정받아 경매 시장에서도 꾸준히 주목을 받아 왔으며, 사고가 발생한 이전 해에는 한 개체가 경매에서 115만 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115만 달러는 현재 환율 기준으로 무려 15억 원 수준이다.

도로 위에서 갑자기 벌어질 수 있는 자연 요인의 위험
해당 사고는 운전자의 과실이나 차량 결함이 아니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희귀 클래식카 한 대가 순식간에 사라진 사례로 남았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운전하더라도 썩은 나무가 도로 위로 쓰러지는 상황까지는 대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해당 사고는 클래식카 소유자들 사이에서도 안타까움 섞인 화제가 됐다. 유럽과 미국의 클래식카 못지않게 수집가들의 열띤 관심을 받아온 2000GT였던 만큼, 도로 위에서 사라진 개체 하나가 남긴 아쉬움은 결코 작지 않았던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