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테슬라 운전자가 과속으로 단속되자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려다, 경찰에게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사건은 지난 2026년 8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벌어졌다. 제한속도를 훌쩍 넘겨 달리다 적발된 운전자가, 자신이 아니라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에 잘못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런 변명을 단호하게 일축했다. 아무리 첨단 운전자 보조 기술이라도, 결국 차를 안전하게 모는 책임은 운전자 본인에게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보급되는 요즘, 사고나 위반의 책임을 누가 지느냐는 문제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이 운전의 상당 부분을 대신해주다 보니, 정작 책임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헷갈려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번 사례는 바로 그 책임 소재를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테슬라 브랜드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흔히 접하게 된 시대이기에, 더욱 새겨둘 만한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시간에는 이번 과속 항변 논란이 어떻게 벌어졌고, 또 자율주행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지 하나씩 짚어본다.

“FSD 모드였다” 주장… 19마일 초과 적발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콜로라도주 파커 경찰서는 지난 8월, 제한속도 45마일(약 72km/h) 구간에서 64마일(약 103km/h)로 달리던 테슬라 차량을 적발했다. 제한속도를 무려 19마일(약 31km/h)이나 넘긴 명백한 과속이었다. 결코 애매하다고 볼 수 없는, 상당한 수준의 속도 초과였다. 그런데 단속에 걸린 운전자의 대응이 예상 밖이었다. 그는 자신이 과속의 책임을 질 수 없다고 항변했다. 당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모드’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사실상 사람이 아니라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이 과속을 했으니, 자신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였다. 첨단 기능을 방패 삼아 과속 딱지를 피해보려 한 셈이다. 사람이 아니라 기계에 잘못을 떠넘기는, 다소 이색적인 항변이었던 것이다. 이런 주장은 자율주행 시대에 충분히 나올 법한 항변이기도 해, 경찰이 과연 어떻게 판단할지 관심이 쏠렸다. 실제로 자율주행 기능을 믿고 방심하다 이런 상황에 놓이는 운전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찰 “보조 기술이 운전자 대체하지 않는다”
파커 경찰서의 대응은 명확했다. 경찰은 이런 변명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경찰은 이 일화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자율주행 기술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못 박았다. 경찰은 “운전자 보조 기술은 운전자를 대체하지 않는다”며 “당신의 차량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든, 차선 중앙 유지든, 완전자율주행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차량을 안전하게 운전할 법적 책임은 여전히 당신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테슬라의 FSD는 이름과 달리, 이른바 ‘레벨2’ 수준의 자동화 기술에 해당한다. 즉 소프트웨어가 능동적으로 운전하는 사람을 ‘보조’할 뿐,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은 아니라는 뜻이다. ‘완전자율주행’이라는 다소 오해를 부르는 이름과 달리, 운전자의 지속적인 관여와 감시가 반드시 필요한 기능인 것이다. 이름만 믿고 운전대에서 손과 주의를 완전히 놓아버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찰이 굳이 이 일화를 공개적으로 알린 것도, 이런 오해를 바로잡고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책임은 운전자에게… 안전 기능 되레 삭제
결국 법적 책임은 오롯이 운전자에게 있다. 과속이든 사고든, FSD가 관여된 거의 모든 상황에서 그 책임은 테슬라가 아니라 차량을 운전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첨단 기능을 켜뒀다고 해서 운전대를 잡은 사람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테슬라가 지난 2026년 7월, FSD가 작동하는 동안 차량이 제한속도를 얼마나 초과할 수 있는지를 운전자가 제한할 수 있게 해주던 안전 기능을 삭제한 것이다. 속도 초과를 걸러주던 장치가 사라지면서, 그만큼 속도 관리의 부담이 운전자에게 더 실리게 된 셈이다. 기능은 편리해졌을지 몰라도, 스스로 속도를 챙겨야 할 책임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정리하면, 이번 사례는 아무리 자율주행 기능이 발전해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운전자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편리한 기능일수록 그 한계와 책임을 정확히 알고, 방심 없이 운전대를 잡는 태도가 필요하다. 기술이 아무리 똑똑해져도, 마지막 순간 핸들을 책임지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