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변속기, 이는 수동변속기보다 조작이 간편해, 오늘날 대다수 운전자가 선택하는 방식이다.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일일이 바꿀 필요 없이, 페달만으로 손쉽게 차를 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편리하다고 방심해서는 곤란하다. 자동변속기라도 잘못된 습관으로 다루면, 복잡하고 정밀한 변속기에 무리가 가 수명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애초에 잘못인 줄도 모른 채 오랜 세월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나쁜 습관일수록 몸에 배면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소해 보이는 습관 하나가 쌓이면, 결국 값비싼 수리로 이어질 수 있다. 올바른 운전 습관을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별도의 비용 없이 차를 한결 오래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자동변속기는 내부 구조가 복잡한 만큼, 한번 고장 나면 수리비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애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시간에는 자동변속기 차량을 몰 때 운전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대표적인 실수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양발 운전과 중립 탄력주행
가장 먼저 주의할 것은 ‘양발 운전’이다. 양쪽 발로 각각 가속과 제동 페달을 다루는 습관인데, 비상 상황에서 혼란을 일으키기 쉽다. 만약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동시에 밟게 되면, 제동 신호가 가속 신호를 이겨 차가 급격히 멈춰 서게 된다. 이 경우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동승자가 다칠 위험도 있다. 따라서 가속과 제동은 모두 오른발 하나로만 다루고, 예전 수동변속기에서 클러치를 밟던 왼발은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한 발로만 조작하면 두 페달을 동시에 밟는 실수 자체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중립(N)에 놓고 탄력으로 굴러가는 습관이다. 엔진의 힘을 끊은 채 관성으로만 달리면 차량 제어가 어려워지고, 비상 제동에도 불리하다. 흔히 연료를 아낀다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엔진과 바퀴가 계속 돌아가는 만큼 연료도 소모되며, 엔진의 정상적인 제어 없이 부품들이 돌아가면서 오히려 내부 마모만 키운다. 연료를 아끼기는커녕 부품 수명만 갉아먹는 셈이다. 따라서 주행 중에는 반드시 기어를 넣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과 효율 모두에 이롭다.

변속기 침수와 급가속
세 번째 실수는 변속기에 물이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물이 변속기 오일과 섞이면, 오일 본래의 보호 성능이 망가진다. 물기는 내부 금속 부품에 녹과 부식을 일으키고, 유압 시스템의 작동을 방해한다. 특히 물이 오일 아래쪽에 고이면, 이른바 ‘레드 밀크셰이크’라 불리는 걸쭉한 상태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열과 마모를 견디지 못해 특수 배합된 오일이 제 기능을 잃는다. 따라서 폭우나 침수 상황에 오래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누수가 생기면 미루지 말고 즉시 조치해야 한다. 특히 장마철이나 침수 위험이 있는 지역을 지날 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네 번째는 급가속이다. 거칠게 가속하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수천 개의 부품에 극심한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이 과도한 마찰은 타이어를 빠르게 닳게 하거나 심하면 터뜨릴 수 있고, 엔진 베어링과 피스톤에도 손상을 준다. 순간의 짜릿함을 위해 습관적으로 급가속을 반복하면, 그만큼 차의 수명을 스스로 깎아 먹는 셈이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완만하고 부드럽게 속도를 높이는 것이 차에도 연비에도 이롭다.

변속기 오일 교환을 미루지 말 것
마지막 실수는 변속기 오일 교환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변속기 오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열화돼, 윤활과 냉각, 밀봉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잃어간다. 교환을 미루면 마찰이 쌓이고 과열이 발생해, 부품의 수명이 줄어든다. 그렇다면 언제 갈아야 할까? 제조사마다 상이하지만, 미국과 일본에서 자주 타는 토요타 브랜드를 기준으로 6만~10만 마일(약 9만 7,000~16만km)마다 교환할 것을 권장한다.
다만 이는 주행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교환 시기가 됐다는 신호도 있다. 변속이 매끄럽지 않거나, 무언가 갈리는 듯한 소음이 나거나, 가속이 굼떠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점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타면, 결국 변속기 전체를 손봐야 하는 큰 비용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정리하면, 자동변속기 차량은 양발 운전과 중립 타력주행, 침수, 급가속, 그리고 오일 교환 방치라는 다섯 가지 실수만 피해도 한결 오래 탈 수 있다. 편리한 만큼 방심하기 쉬운 자동변속기이지만, 올바른 습관을 들이는 것이 결국 차를 아끼고 지갑도 지키는 지름길이다. 오늘부터라도 자신의 운전 습관을 한번 되돌아본다면, 값비싼 수리 없이 차를 훨씬 오래 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