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타 브랜드에서 가장 뛰어난 SUV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베스트셀러 RAV4나 정통 오프로더 4러너, 혹은 대형 SUV 세퀘이아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두 모델은 저마다 확고한 팬층을 거느린, 토요타를 대표하는 모델들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실속을 꼼꼼히 따져보면, 진짜 강자는 뜻밖의 모델일 수 있다. 바로 토요타 브랜드의 대표 패밀리카 SUV 모델, 그랜드 하이랜더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해당 차량은 온 가족이 두루 만족할 만한 요소를 고루 갖춘, 이른바 ‘패밀리카 SUV의 정답’에 가깝다. 널찍한 3열 공간부터 다양한 파워트레인, 합리적인 가격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화려한 존재감으로 시선을 끄는 모델은 아니지만, 실용성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름 앞에 ‘그랜드’가 붙은 데서 짐작할 수 있듯, 기존 하이랜더보다 한층 커진 덩치로 공간의 여유를 크게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이나, 짐과 사람을 한꺼번에 실어야 하는 상황이 잦은 이들에게는 더없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어느 한 부분에서 특별히 튀기보다, 모든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이 차의 진짜 저력인 셈이다. 왜 RAV4도, 4러너도, 시퀘이아도 아닌 그랜드 하이랜더가 토요타 최고의 SUV로 꼽히는지,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본다.


3열 공간에 다양한 엔진, 게다가 합리적인 가격
그랜드 하이랜더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공간이다. 7~8명이 탈 수 있는 3열 시트를 갖춰, 대가족은 물론 짐이 많은 이들에게도 넉넉하다. 적재 공간도 넓어, 2열 뒤로 57.9세제곱피트(약 1,640L), 3열 뒤로도 20.6세제곱피트(약 583L)에 이른다. 괜히 대표 패밀리카 모델로 꼽히는 것이 아니다.
파워트레인 선택지도 다양하다. 265마력을 내는 2.4L 터보, 245마력의 2.5L 하이브리드, 그리고 362마력에 달하는 고성능 2.4L 터보 하이브리드 맥스까지 마련돼, 취향과 용도에 맞춰 고를 수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대 37/34MPG(약 15.7/14.5km/L)에 이르는 뛰어난 효율을 자랑한다.
여기에 견인 능력도 3,500~5,000파운드(약 1,590~2,270kg)로 준수해, 캠핑 트레일러나 보트를 끌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갖추고도 시작 가격이 4만 2,260달러 수준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트럭 기반이 아닌 모노코크(유니바디) 구조를 택한 덕에, 실내 바닥이 낮고 머리 공간이 여유로우며 주행 감각도 한결 부드럽다.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는 트럭 기반 SUV가 견고함을 앞세운다면, 그랜드 하이랜더는 일상 주행의 편안함과 정숙함을 무기로 삼은 셈이다. 이처럼 공간과 성능, 효율과 가격이라는 네 마리 토끼를 고루 잡았다는 점이, 이 차를 특별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RAV4·시퀘이아·4러너와 견주어도 모두 앞선다
이번엔 형제 모델들과 견줘보자. 먼저 RAV4는 뛰어난 가성비가 강점이지만, 3열이 없고 적재 공간과 견인 능력에서 그랜드 하이랜더에 미치지 못한다. 대형 SUV 세퀘이아와 비교하면 그랜드 하이랜더의 장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실내와 적재 공간은 오히려 더 넉넉하면서도, 가격은 무려 2만 3,465달러나 저렴하다. 게다가 연비도 좋고 신뢰성 면에서도 더 나은 평가를 받는다. 큰 덩치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세퀘이아를 고를 이유가 마땅치 않은 셈이다.
이름이 비슷한 하이랜더와 비교해도, 그랜드 하이랜더는 더 넓은 실내와 적재 공간을 갖추고도 시작 가격은 오히려 낮다. 정통 오프로더 4러너와 견주면, 험로 주파 능력은 4러너가 앞서지만 일상적인 편안함과 실내 공간, 연비에서는 그랜드 하이랜더가 우위에 선다. 기본 가격대는 서로 비슷한 수준이라, 매일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는 이들에게는 그랜드 하이랜더가 한결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이처럼 형제 모델 하나하나와 견줘봐도, 그랜드 하이랜더는 저마다의 강점을 상당 부분 아우르면서 약점은 덜어낸 모습을 보인다. 결국 특정 목적에 치우치지 않고 두루 쓰기에는, 그랜드 하이랜더만 한 선택지가 드물다.


모든 것의 균형을 잡은 ‘스위트 스폿’
정리하면, 그랜드 하이랜더는 어느 한 가지에 특화되기보다, 공간과 실용성, 효율, 가격, 그리고 토요타 특유의 신뢰성까지 두루 아우른 ‘균형 잡힌 한 대’다. RAV4의 경제성, 시퀘이아의 넉넉함, 4러너의 개성을 하나하나 놓고 보면 저마다 매력이 있지만, 온 가족이 매일 편하게 타는 단 한 대의 차를 고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화려하진 않아도, 필요한 모든 것을 부족함 없이 채워주는 실용의 미덕이야말로 이 차의 진짜 강점이다. 유별난 개성으로 눈길을 사로잡진 못해도, 오래 함께할수록 그 진가가 드러나는 차라 할 수 있다.
물론 험로 주파를 최우선으로 삼거나, 압도적인 존재감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4러너나 세퀘이아가 더 어울릴 수 있다. 다만 ‘단 한 대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은’ 대다수 가정에게는, 그랜드 하이랜더만큼 균형 잡힌 답을 찾기 어렵다. 결국 토요타 최고의 SUV를 실속으로 따진다면, 그 답은 RAV4도 4러너도 시퀘이아도 아닌 그랜드 하이랜더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실용과 가치, 신뢰성이 만나는 ‘스위트 스폿’, 그것이 바로 그랜드 하이랜더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