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6년 7월 21일, 일본에서 자동차 운전과 관련한 중요한 교통법 개정이 시행됐다. ‘위험운전치사상죄’의 적용 요건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음주나 과속 운전에 구체적인 수치 기준을 새로 마련한 개정 자동차운전처벌법이 이날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위험운전치사상죄는 ‘적용 조건이 애매해 판단에 편차가 크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 왔다. 누가 보아도 위험천만한 고속 주행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진로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 사례마저 있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사고에도 위험운전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처벌이 시민의 법감정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이런 허점을 메우기 위해 마련된 것이 바로 이번 개정이다. 특히 음주와 과속에 명확한 숫자 기준이 생긴 데다, 여기에 ‘드리프트 주행’까지 새롭게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그만큼 이번 개정은 단순한 문구 손질을 넘어, 위험운전을 바라보는 사회적 잣대 자체를 다시 세운 조치라 할 수 있다. 이번 시간에는 개정된 자동차운전처벌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그리고 그 배경에는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를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다.

‘애매한 잣대’ 논란을 부른 과속 사고들
먼저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어떤 죄인지부터 살펴보자. 자동차로 위험하고 악질적인 운전을 해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하면 이 죄가 적용되는데, 상대를 사망케 한 경우 1년 이상 20년 이하의 구금형, 부상을 입힌 경우 15년 이하의 구금형이 내려진다. 결코 가볍지 않은 중죄인 셈이다. 그러나 정작 이 죄를 실제 사건에 적용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11월 후쿠이현 후쿠이시에서 벌어진 사고다. 당시 음주 상태로 운전하던 한 남성이 순찰차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던 중 시속 105km로 교차로에 진입해 경승용차와 충돌, 상대 차량에 타고 있던 남녀 2명을 사상에 이르게 했다. 명백한 음주에 고속 주행까지 겹친 사고였지만, 법원은 ‘운전자가 흔들림 없이 직진하고 있었다’는 등의 이유로 진행을 제어하기 곤란한 고속도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이 남성에게는 위험운전이 아닌 과실운전치사상죄가 적용돼 징역 5년 6개월이 선고되는 데 그쳤다. 이런 판단이 반복되면서 ‘기준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비판이 갈수록 커졌다. 음주와 고속이라는 명백한 위험 요소가 있었음에도 처벌 수위가 낮았다는 점에서, 유가족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음주·과속·드리프트에 매겨진 숫자 기준
이번 개정의 핵심은 바로 이 모호함을 걷어낸 ‘수치 기준’에 있다. 먼저 음주 운전의 경우, 그동안 규정돼 있지 않던 신체의 알코올 농도 기준이 명확히 마련됐다. 호흡 1리터당 0.5mg 이상의 알코올을 보유한 상태로 운전하면 위험운전에 해당한다. 과속 역시 구체적인 숫자가 제시됐다.
최고속도 60km/h 이하 도로에서는 제한속도를 50km/h 넘겨, 60km/h를 초과하는 도로에서는 제한속도를 60km/h 넘겨 달리는 경우가 대상이다. 예컨대 최고 60km/h인 일반도로를 시속 110km 넘게, 최고 80km/h인 고속도로를 시속 140km 넘게 달리다 사람을 사상하면 원칙적으로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적용된다.
여기에 일부러 타이어를 미끄러뜨리거나 띄워 차량을 제어하기 어려운 상태로 모는 ‘드리프트 주행’도 새롭게 처벌 대상에 올랐다. 다만 수치를 밑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동이 등하교하는 시간대이거나 도로가 얼어 있는 등 그때그때의 도로·교통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위험운전으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이번 개정은 명확한 선을 그으면서도, 그 선만 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빠져나갈 구멍까지 함께 막아 둔 셈이다.

194km 사고가 남긴 물음, 그리고 남은 과제
이번 개정의 무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건이 있다. 2021년 2월 오이타현 오이타시에서 당시 19세 소년이 최고속도 60km/h인 교차로에 시속 194km로 진입해, 우회전하려던 대향 차량과 충돌하며 당시 50세 남성을 숨지게 한 사고다. 이 사건에서 2심을 맡은 후쿠오카 고등재판소는 위험운전치사죄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고 과실운전치사죄를 적용했고, 이에 후쿠오카 고등검찰청이 판결에 불복해 최고재판소에 상고하면서 지금도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시속 194km라는 극단적인 속도조차 위험운전으로 곧바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그동안의 기준이 시민의 상식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에 도입된 수치 기준이 앞으로의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나아가 위험운전치사상죄의 적용이 일반적인 시민 감각에 한층 부합하게 될지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실제로 현재 진행 중인 오이타 사고의 상고심 결과는, 개정법 시행 이후 판단의 흐름을 가늠할 첫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이 바뀐 만큼 이제는 그 취지가 실제 판결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앞으로 눈여겨봐야 할 관건이 될 전망이다. 명확해진 숫자 기준이 억울한 처벌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동시에, 도로 위 안전을 지키는 실질적인 장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