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브랜드가 로드스터를 기다려온 이들에게 또 새로운 날짜를 제시했다. 이번에는 로켓 발사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까지 곁들였다. 차세대 스포츠카를 처음 공개한 지 벌써 9년, 다음 발표일로 10월 1일을 예고한 것이다. 그동안 몇 번이나 발표와 연기를 반복해온 만큼, 예약자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함께 익숙한 피로감도 함께 감지된다.
테슬라가 트위터(X)에 올린 공지 문구는 발사 준비 하나뿐이었다. 로드스터 공식 페이지에도 같은 이미지와 함께 카운트다운이 표시돼 있다. 붉은빛이 곡선을 그리며 지나가고 그 위로 화염 4개가 솟구치는 그래픽 아래, 10.01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짧은 문구와 자극적인 이미지만으로 궁금증을 키우는 전형적인 티저 방식이지만, 그만큼 실제 내용에 대한 기대치도 함께 높아지는 셈이다.

화염 사이 숨은 문구, “우리가 가는 곳엔”
자세히 보면 이 화염과 붉은빛 사이에 작은 글자가 보인다. 우리가 가는 곳엔이라는 문구다. 영화 백투더퓨처에서 닥터 브라운이 남긴 유명한 대사, 도로 따위는 필요 없다를 연상시키는 표현이다. 자동차 회사의 신차 티저치고는 다소 뜬금없어 보일 수 있는 문구지만, 그만큼 단순한 스포츠카를 넘어선 무언가를 암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화염 4개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실제로 고객에게 인도되는 차량에도 이 요소가 반영될지는 이미지만으로는 알 수 없다. 일부에서는 실제 소형 추진 장치가 탑재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테슬라 측의 공식 확인은 없었다. 과거 로드스터 공개 당시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궁금증만 키우고 구체적인 설명은 나중으로 미룬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가속 1.9초, 그러나 9년째 못 지킨 약속
테슬라는 2017년 11월 2세대 로드스터를 처음 공개하며 2020년 인도를 목표로 제시했다. 당시 발표한 수치는 0-96km/h 가속 1.9초, 최고속도 402km/h 이상, 항속거리 998km였다. 지금 봐도 파격적인 숫자지만, 여전히 실물로 증명되지 않은 약속으로 남아 있다. 발표 당시에는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 수치였지만,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다른 제조사들이 비슷한 성능을 먼저 양산차로 내놓으면서 그 상징성도 다소 희석된 상태다.
가속 1.9초라는 수치 하나만 실제로 달성되더라도 요즘 기준으로는 크게 놀라운 성과는 아니다. 이미 여러 브랜드 차량이 비슷한 가속력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실적발표에서 일론 머스크는 시연을 앞두고 한 달 안에 데뷔가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그 시점도 이미 지났고 8월 출시설 역시 조용히 지나갔다. 매번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하고도 그대로 지나쳐버리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발표 자체에 대한 신뢰도 자연스럽게 낮아진 분위기다.

테슬라의 발표, 이번엔 진짜일까?
테슬라가 마감일을 어긴 전례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10월 1일에 무언가 공개된다 해도 그것이 실제 인도 가능한 로드스터일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확정된 인도 일정이라기보다, 지켜봐야 할 날짜가 하나 더 늘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시연용 프로토타입 한 대를 무대 위에 세우는 것과, 실제로 고객 차고에 로드스터를 가져다 놓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올해 안에 실제로 고객에게 로드스터 한 대라도 인도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어떤 화려한 스펙보다 값진 성과가 될 것이다. 10월 1일이 진짜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지난 9년처럼 또 하나의 예고에 그칠지는 그날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