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프 주유소 방문 후 기름을 넣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순간이 있다. 주유 레버를 당겨 뚜껑을 열고, 안쪽 캡을 돌려 빼낸 다음, 정작 그 캡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순간이다. 끈으로 연결돼 있으니 그냥 매달아 두는 사람도 있고, 끈이 없는 경우에는 주유기 위에 아무렇게나 올려두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캡을 방치하면 차체에 묻은 먼지가 캡에 옮겨붙거나, 반대로 캡에 남은 기름 자국이 도장면을 상하게 할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캡을 어떻게 둬야 할까? 사실 대부분의 승용차에는 사소하지만 은근히 거슬리는 해당 문제를 해결해 주는 기능이 갖춰져 있다. 주유구 뚜껑 안쪽에 조용히 자리 잡은 ‘연료캡 홀더’가 바로 그것이다. 존재조차 모른 채 지나치는 운전자가 많은 해당 기능을, 이번 시간에는 구조와 활용법, 그리고 없는 차량을 위한 대안까지 차근차근 짚어보도록 하겠다.

보강재처럼 보이지만 실은 연료캡 홀더?
주유 과정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자. 차량 안에서 레버나 버튼을 조작해 주유구 외부 뚜껑을 열고, 그 안에 있는 연료캡을 돌려 분리하는 순서다. 문제는 이렇게 분리한 캡을 어디에 고정하느냐인데, 뚜껑 안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답이 있다. 얼핏 보면 패널 강성을 보강하기 위한 단순한 보강재처럼 보이는 돌출부가 있는데, 이게 바로 연료캡 홀더다.
‘정말 캡을 고정하는 용도가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 분리한 캡을 이 돌기에 끼워보면 생각보다 훨씬 단단하게 고정되는 구조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토요타의 210계 크라운을 비롯한 다수의 승용차에 이런 방식의 홀더가 적용돼 있으며, 외판 디자인에 워낙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존재 자체를 눈치채지 못하는 운전자가 대다수다. 이 홀더를 활용하면 빗물이 캡에 튀는 것도, 캡에 묻은 기름이나 먼지가 차체 도장면으로 옮겨가는 것도 함께 막을 수 있다. 그동안 캡을 매달아 두거나 주유기 위에 올려뒀던 운전자라면, 꽤 오랫동안 손해를 보고 있었던 셈이다.

홀더 없는 차량은 부착형 장비로 보완 가능
다만 설계 특성상 일부 차종에는 해당 연료캡 홀더가 처음부터 마련돼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급유구 뚜껑 안쪽을 살펴봤을 때 홀더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애프터 마켓 제품을 활용하면 후속 장착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일부 제품의 경우 주유구 뚜껑 안쪽에 강력 양면 테이프로 붙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구조를 띄기도 한다.
가격 부담 역시 크지 않아 도입 장벽이 낮은 편이고, 제품에 따라 보통유·고급유·경유 등 유종을 표시하는 스티커가 함께 들어 있는 경우도 많아 셀프 주유 과정에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유종 혼동 실수를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순정 홀더가 없는 차량을 타고 있다면, 이런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난 애프터 마켓 제품 하나로 주유 때마다 겪던 사소한 스트레스를 간단히 해소할 수 있다.

사소해 보여도 알아두면 유용한 디테일
연료캡 홀더는 화려하지도, 자동차의 성능을 좌우하지도 않는 지극히 작은 구조물이다. 그러나 매번 주유할 때마다 반복되던 ‘캡을 어디에 둘까’라는 불편함을 말끔히 없애준다는 점에서, 알고 나면 유용함을 체감하기 쉬운 기능이기도 하다. 이미 차량에 홀더가 장착돼 있는데도 그 존재를 모른 채 캡을 매달아 두고 있었다면, 다음 급유 때는 뚜껑 안쪽을 한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홀더가 없는 차종을 타고 있다면, 부담 없는 가격의 부착형 제품으로 같은 편의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하다. 자동차에는 이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세심하게 설계된 디테일이 곳곳에 숨어 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들을 한 번씩 되짚어보는 습관을 들인다면, 내 차를 좀 더 편리하고 깔끔하게 다루는 요령을 하나씩 늘려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