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을 열고 올라타는 순간부터 깔끔하게 정돈된 시트, 단정한 제복을 갖춰 입은 운전기사, 군더더기 없는 응대까지, 여러모로 흠잡을 데 없는 이동수단으로 꼽히는 일본 택시. 그런데 최근 들어 일본 택시를 이용하다 보면 한 가지 낯선 불만이 고개를 든다. 문을 닫자마자 훅 끼치는 강한 방향제 냄새다. 어떤 차량은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은은한 반면, 어떤 차량은 좁은 실내를 가득 채울 만큼 향이 진해 오히려 불쾌감을 유발한다.
서비스 품질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평가받는 일본 택시에서 정작 차량마다 냄새의 편차가 이렇게 크다는 점은 다소 의외로 다가온다. 일본 택시가 지닌 높은 안전성과 서비스 수준을 짚어보는 한편,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방향제 논란까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해외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안전한 일본 택시
세계적으로 택시는 ‘위험한 이동수단’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국가에서는 요금 미터기를 아예 작동시키지 않고 부당 요금을 청구하는 일이 흔하며,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승객을 유인해 금품을 탈취하는 사례까지 보고될 정도다. 이런 배경 속에서 스마트폰으로 운전자와 매칭하고 결제까지 앱으로 처리해 이용 기록이 디지털로 남는 라이드셰어가 택시보다 안전하다는 인식과 함께 여러 국가에서 빠르게 확산돼 왔다.
이에 비하면 일본 택시는 훨씬 안전한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기에 상당수 운전기사가 업계를 떠났고, 수요가 회복되면서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업종에서 새로 유입된 운전기사가 크게 늘었다. 현재는 사업자에 따라 코로나19 이전부터 근무한 기사와 이후 새로 합류한 기사의 비중이 절반씩이거나, 아예 후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곳도 있다. 그 결과 예전에 여성 승객들이 부담스러워하던 거친 인상의 운전기사 이미지도 상당 부분 옅어졌으며, 깔끔한 차량 상태와 정중한 응대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냄새, 운전기사마다 제각각인 방향제
다만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향이 강한 방향제를 비치한 차량이다. 차량 내 흡연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면서 담배 냄새가 실내에 배는 일은 크게 줄었지만, 매일 불특정 다수를 태우는 택시 특성상 실내에는 특유의 냄새가 배기 쉽다. 과거에는 무향 탈취제로 은은하게 냄새를 잡는 정도가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꽤 진한 방향제로 냄새를 덮는 차량이 늘어난 것이다.
방향제 비치 여부는 담당 기사 개인의 재량에 달려 있어, 같은 택시 회사 차량이라도 방향제를 전혀 두지 않은 차량이 있는가 하면 향이 유난히 강한 차량도 섞여 있다. 흔히 ‘스메하라(냄새로 인한 불쾌감을 뜻하는 신조어)’라고 하면 중장년 남성의 체취가 대표적으로 거론되지만, 향이 강한 정발제나 화장품, 그리고 방향제 냄새 역시 개인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만큼 스메하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 토요타의 ‘JPN 택시’ 상위 사양에는 ‘나노이엑스’가 기본 탑재돼 바이러스·세균 억제는 물론 탈취 효과까지 갖추고 있으며, 애초에 차량 내 흡연이 당연시되던 시절 이후 등장한 모델이라 불쾌한 냄새 자체가 잘 배지 않는 편이다.

냄새 하나로 갈리는 만족도, 개선 여지 남아
물론 방향제 향을 무조건 두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새 차 특유의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 방향제 향을 선호하는 승객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향제란 애초에 존재하기 어려운 만큼, 다만 조금 더 향을 절제한 제품을 비치해 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여기에 더해 오래된 차량 중에는 여전히 탑승과 동시에 담배 냄새가 진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승객인지 운전기사인지 알 수 없지만 최근까지 실내에서 흡연이 이뤄진 듯한 냄새가 배어 있는 사례도 종종 보고된다.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일본 택시이지만, 차량 하나하나의 실내 냄새만 놓고 보면 편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승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