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차를 알아보는 소비자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사양은 무엇일까? 대개는 널찍한 대화면 디스플레이나 강력한 사륜구동 시스템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설문조사에서 예상을 뒤엎고 ‘열선시트’ 옵션이 소비자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오토퍼시픽(AutoPacific)이 잠재 구매자 약 1만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응답자의 47%가 다른 어떤 옵션보다 열선시트를 우선순위로 꼽은 것이다.
이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를 넘어 오늘날 자동차 소비 트렌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신호이기도 하다. 이번 시간에는 미국 소비자들이 왜 열선시트에 이토록 주목하는지, 그리고 이번 조사가 드러낸 또 다른 함의는 무엇인지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다.


선호도 상위권을 채운 실속형 사양들
열선시트에 이어 소비자들이 원한 사양들을 살펴보면 그 성격이 한층 뚜렷하게 드러난다. 2위는 전·후방 주차 센서(45%)가 차지했고, 후방 자동 긴급제동(44%)이 그 뒤를 이었다. 4위와 5위에는 각각 운전석 전동 시트(43%)와 차선 변경 보조(43%)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상위권을 채운 사양 대부분이 일상에서 실질적인 편의와 안전을 더해주는 실속형 기능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주목할 부분은 열선시트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 정도 대접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오토퍼시픽의 2025년 조사에서는 열선시트가 상위 15개 사양 안에 아예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그렇다면 1년 사이 무엇이 달라진 걸까. 원문은 그 배경으로 얼어붙은 경제 상황을 지목한다.
열선시트는 추가 옵션으로 선택하더라도 대략 150달러 수준이면 갖출 수 있는, 이른바 ‘손 닿는 사양’이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 없이 겨울철 만족도를 확실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인 셈이다.


안전 기술은 뜨고, 사륜구동은 지고
이번 조사는 열선시트 외에도 여러 시사점을 남겼다. 우선 상위 15개 사양 가운데 무려 11개가 안전 관련 기술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주차 센서와 긴급제동, 차선 변경 보조가 상위권을 지킨 데서 보듯 소비자들의 관심이 안전 사양에 크게 쏠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한때 필수 사양으로 여겨지던 사륜구동(AWD)은 상위 15개 중 꼴찌로 밀려났다. 대형 동물 감지 기능과 대시캠, 무선 충전 패드, 조수석 전동 시트보다도 낮은 순위에 그친 것이다. 한편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주행거리를 늘려주는 대용량 배터리 팩과 DC 급속충전 성능이 핵심 우선순위로 떠올랐다.
약 1만 9,000명의 목소리를 담은 이번 조사는 결국 오늘날 자동차 시장의 소비 심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화려한 성능이나 상징적인 사양보다, 적은 비용으로 체감할 수 있는 편의와 안전을 우선하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진 것이다. 열선시트라는 소박한 기능이 선호도 1위에 오른 현상은, 자동차를 고르는 기준이 ‘있으면 좋은 것’에서 ‘실제로 쓸모 있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