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콘셉트카가 있다. 다이하츠 브랜드가 지난 2017년 도쿄모터쇼에서 선보인 ‘DN 콤파노(DN Compagno)’가 그런 차다. 명차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발표 당시 큰 화제를 모았고,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지금도 시판을 바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4.2m급의 아담한 차체에 터보 엔진을 얹고, 레트로한 옛 명차 감성과 고급스러운 실내까지 담아낸 ‘작지만 고급스러운 자동차’였기 때문이다.
SUV와 경차가 시장을 장악한 흐름 속에서, 굳이 차고를 낮춘 4도어 쿠페를 제안했다는 점 역시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지금은 보기 드문 소형 4도어 쿠페라는 형식 자체가, 개성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특별하게 비친 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여전히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는 DN 콤파노가 과연 어떤 차였는지 다시 들여다본다.

정년 후의 부부를 겨냥한 작은 4도어 쿠페
DN 콤파노는 2017년 10월 열린 제45회 도쿄모터쇼에서, 다이하츠가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공개한 콘셉트카다. 콘셉트는 ‘자기답게 활동적으로 즐기는, 정년 이후 시니어 세대를 위한 콤팩트 4도어 쿠페’였다. 육아를 끝내고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부부를 주된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실용성만 앞세운 차가 아니라, 인생의 여유를 즐기기 위한 감성적인 한 대를 지향한 셈이다.
SUV가 대세이던 시기에 차고를 낮춘 쿠페를 들고나온 발상은, 왕년의 명차를 아는 팬은 물론 젊은 세대에게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당시 ‘이 디자인 그대로 출시해달라’는 반응이 쏟아졌고, 발표로부터 수년이 흐른 지금도 온라인에서는 ‘결국 안 나오고 끝나는 것이냐’, ‘지금의 다이하츠라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시판 요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이 차가 남긴 인상이 강렬했다는 방증이다.

1963년 초대 콤파노를 되살린 감성
차체 크기는 전장 4200mm, 전폭 1695mm, 전고 1430mm로, 좁은 일본 도로 환경에 알맞게 다듬어졌다. 큰 차가 부담스러운 도심에서도 다루기 편한 크기다. 디자인의 뿌리는 깊다. 1963년 출시된 다이하츠 최초의 소형 승용차 ‘콤파노’를 모티브로 삼았는데, 초대 콤파노는 이탈리아의 명문 디자인 하우스 카로체리아 비냘레의 손을 거친 모델이었다.
DN 콤파노에는 그 초대 모델을 향한 경의가 담겨 있는 셈이다. 60여 년 전의 명차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인 것이다. 실내 역시 초대 콤파노에서 영감을 얻어 ‘항공기 콕핏’ 같은 분위기를 테마로 잡았다. 보르도 색상의 가죽과 실버 장식을 곳곳에 배치해, 작은 차체에서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상질의 프리미엄 감성을 완성했다. 겉모습부터 실내까지, 옛 명차의 품격을 작은 차에 응축한 셈이다.

‘작지만 고급스러운 자동차’가 넘어야 할 벽
동력계로는 1리터 터보 엔진, 또는 연비가 뛰어난 시리즈 하이브리드 ‘1.2L e-SMART HYBRID’를 얹는 방안이 검토됐다. 그러나 2026년 현재까지도 시판과 관련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SUV와 경차가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는 반면, 세단과 쿠페 시장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실제로 다이하츠는 2019년 DNGA-B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콤팩트 SUV ‘로키’를 내놓으며 대세를 따랐다. 시장의 현실이, 개성 넘치는 쿠페보다 SUV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여기에 ‘작지만 고급스러운 자동차’라는 콘셉트 자체가 큰 걸림돌이 됐다. 고급스러운 가죽 등 값비싼 소재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곧 제조 원가를 크게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콘셉트에도, DN 콤파노가 좀처럼 양산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팬들의 애정이 식지 않는다는 점은, 이 콘셉트가 지닌 매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