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렴한 전기 픽업트럭 모델을 찾는 소비자에게 흥미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슬레이트 트럭과 포드 패덤(Fathom)이다. 두 차량 모두 가격이 3만 달러를 넘지 않는 저가형이지만, 지향점은 사뭇 다르다. 슬레이트는 창문 개폐 장치와 터치스크린 같은 편의 사양을 과감히 덜어내며 가격을 2만 4,950달러까지 낮췄다. 반면 포드 패덤은 그런 편의 장비를 그대로 갖추고도 3만 달러 아래에 값을 매겼다.
예컨대 당신에게 3만 달러가 있다면, 군더더기를 뺀 극단적 실용을 택할지 아니면 익숙한 편의를 누릴지 고민이 될 만하다. 같은 예산으로 성격이 정반대인 두 차를 저울질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시간에는 성격이 뚜렷하게 갈리는 두 저가 전기 픽업을 하나씩 비교해본다.

창문도 화면도 뺀 슬레이트, 2만 4,950달러
먼저 슬레이트 트럭은 ‘뺄 수 있는 건 다 뺐다’고 할 만큼 미니멀하다. 시작 가격은 2만 4,950달러로, 배송비를 더해도 2만 6,400달러 수준이다. 63kWh 배터리를 얹어 한 번 충전에 205마일, 약 330km를 달린다. 뒤쪽에 얹은 모터는 201마력(150kW)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까지 약 8초에 도달한다.
실용성도 알차다. 5피트 길이의 적재함은 35.1입방피트의 짐을 싣고, 앞쪽 트렁크(프렁크)에도 7입방피트가 더 있다. 최대 적재량은 1,550파운드, 견인 능력은 2,000파운드에 이른다. 다만 기본은 2인승이며, 별도 키트를 달면 5인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창문은 손으로 돌려 여는 방식이고 터치스크린도 없으며, 차체는 회색 컴포지트 소재로 마감했다. 겉치레를 과감히 걷어낸 대신, 낮은 가격과 실용성을 앞세운 차라 할 수 있다.

편의 다 갖추고도 3만 달러 미만, 포드 패덤
반면 포드 패덤은 익숙한 편의를 그대로 담았다. 시작 가격은 2만 8,350달러, 배송비 포함 2만 9,945달러로 아슬아슬하게 3만 달러 아래다. 기본형은 4도어 크루캡에 후륜구동을 조합한다.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방식을 쓰는데, 용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성능은 오히려 슬레이트보다 앞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까지 목표 기록이 4.5초로, 제법 날렵하다. 실내도 넉넉해 토요타 RAV4보다 승객 공간이 여유롭고, 터치스크린과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내비게이션, 파워윈도, 오디오 시스템까지 갖췄다. 여기에 앞으로 더 큰 배터리와 사륜구동(AWD) 옵션도 추가될 예정이다. 가격을 지키면서도 완성도를 챙겨, 익숙한 픽업의 감각을 그대로 옮겨온 셈이다.

미니멀이냐 편의냐, 결국은 소비자 선택 문제
결국 두 차는 저가 전기 픽업이라는 같은 울타리 안에 있으면서도,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슬레이트는 불필요한 것을 모두 걷어내 가격을 최대한 낮춘, 철저히 실용에 초점을 맞춘 차다. 반대로 포드 패덤은 편의 장비와 넉넉한 공간, 빠른 가속까지 갖추고도 3만 달러 선을 지켜냈다.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몇 푼이라도 아끼며 짐을 나르는 데 집중할지, 조금 더 보태 익숙한 편의를 누릴지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짐칸과 가격만 보는 이에게는 슬레이트가, 매일 편하게 타고 싶은 이에게는 패덤이 어울린다. 분명한 것은, 그동안 비싸기만 하던 전기 픽업 시장에 이처럼 손 닿는 가격의 선택지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택지가 많아진 만큼, 전기 픽업의 문턱도 한결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