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자동차사고 1번에 '수억 원 날아가'... 페라리 2대를 부숴 먹은 최악의 사고 터졌다

사고 1번에 ‘수억 원 날아가’… 페라리 2대를 부숴 먹은 최악의 사고 터졌다

사진 출처: Antonio Pio Guerra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경주는, 상상만으로도 아찔한 결말을 떠올리게 만든다. 프로 레이서들조차 정해진 서킷을 벗어나서는 속도를 겨루지 않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차량 파손은 차치하고, 사람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는 도박이기 때문이다. 2023년 이탈리아 도로에서 실제로 이런 도박이 벌어졌고, 그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컸다. 당시 사고에 연루된 차량은 다름 아닌 페라리 두 대였다. 296 GTB 아세토 피오라노와 F12 베를리네타가 나란히 도로를 질주하다 사고를 냈고, 이 중 한 대는 화재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다. 벌써 2년 넘게 지난 사건이지만, 억 단위 슈퍼카 두 대가 동시에 사라진 해당 사고는 지금까지도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종종 회자되는 사례로 남아 있다.

사진 출처: Ferrari

페라리 기술력의 정점, 296 GTB

먼저 296 GTB부터 살펴보면, 이 모델은 2021년 페라리가 처음 선보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V6 미드십 슈퍼카다. F1 머신에서나 볼 법한 배터리·모터 조합을 6기통 엔진과 결합해, 순수 내연기관만으로는 쉽게 닿기 어려운 영역까지 성능을 끌어올렸다. 배기량 약 3,000cc의 엔진이 내는 663마력에 전기모터의 167마력이 더해져, 시스템 총출력은 830마력에 이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2.9초, 최대토크는 75.5kg·m다.

이번 사고를 낸 개체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아세토 피오라노 사양이다. 12kg을 덜어내기 위한 별도 경량화 설계와 전용 도장이 더해진 주문 제작 모델로, 기본형 296 GTB 가격 약 4억 1,721만 원에 최대 5,000만 원가량이 추가로 붙는다. 최종적으로는 4억 원대 중반에 육박하는 가격표가 붙는 셈이다.

사진 출처: Ferrari

한때는 정점에 선 F12 베를리네타

사고 상대였던 F12 베를리네타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2012년 등장해 라페라리와 812 슈퍼패스트가 나오기 전까지, 한동안 페라리 라인업의 최상단을 지켰던 모델이다. 별도의 전동화 장치 없이 오직 엔진 하나로 승부를 보던 시절, 해당 차량이 낼 수 있는 성능은 경쟁 브랜드조차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6.3리터 V12 자연흡기 엔진(배기량 6,262cc)이 뿜어내는 힘은 750마력, 토크는 70kg·m에 달한다.

출시 당시 이만한 출력을 내는 동급 차량은 벤츠 SLS AMG E-Cell 정도가 유일했다고 알려져 있다. 정확한 판매가는 공개된 적이 없지만, 최소 5억 원 이상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동화로 미래를 그려낸 296 GTB와, 순수 내연기관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F12 베를리네타. 서로 완전히 다른 시대의 철학을 담은 두 대가, 결국 같은 도로 위에서 함께 최후를 맞이한 셈이다.

사진 출처: Antonio Pio Guerra

단 하나의 코너를 넘지 못한 참사

정확히 어떤 경위로 두 차가 도로에서 속도를 겨루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사고 당시 한 차량이 코너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도로변 턱을 그대로 들이받았고, 그 충격으로 차체가 공중으로 솟구친 뒤 인근 빌라 담장에 부딪혔다. 곧이어 불까지 붙었다. 830마력, 750마력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도 예상 밖의 코너 하나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단순히 알려진 차량 가격만 더해도 10억 원 가까운 손실이 순식간에 발생한 셈이다.

해당 사고는 도로 위 무모한 질주가 운전자 본인은 물론, 주변 건물과 행인에게까지 얼마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값비싼 대가로 증명해 보였다. 당시 소식을 접한 온라인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잠깐의 재미를 위해 몇억을 날렸다며 혀를 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 정도 슈퍼카를 굴리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 손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거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지금 돌아봐도, 해당 사고는 슈퍼카 두 대가 한순간의 판단 착오로 재가 돼버린 씁쓸한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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