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든 야구든 축구든, 어릴 적 한 번쯤 어떤 운동이든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토요타 회장 토요다 아키오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고카트를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오래전부터 품어왔다고 알려져 있다. 모터스포츠 마니아로도 유명한 그가 직접 레이스 현장을 누비며 쌓아온 애정이, 이번에는 구체적인 상품으로 이어졌다. 취미 하나가 회사 차원의 프로젝트로 발전한다는 것 자체가, 그가 가진 영향력과 애정의 크기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가주 레이싱을 통해 자체 고카트를 발매한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축구공이나 테니스라켓만큼 저렴하지는 않다. GR 카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토요타의 신작은, 토요타 노아나 복시 같은 일본에서 인기 있는 미니밴에 분해하지 않고도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카트를 사더라도 정작 옮길 방법이 마땅치 않아 포기했던 사람들에게는, 이 설계 하나만으로도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지는 셈이다.

215cc 엔진에 83kg, 정비도 간단하게
입문용 레이싱 카트로 마케팅되는 이 제품은 최신 다이어프램 카뷰레터를 갖춘 215cc 엔진으로 구동된다. 출력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카트 자체 무게는 83kg이며 자체 충전 배터리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가벼운 차체와 자체 충전 배터리 조합은, 별도의 충전 장비 없이도 바로 꺼내 탈 수 있는 간편함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실용성을 우선한 설계로 읽힌다.
자동 텐셔너가 달린 벨트 구동 방식을 채택해 벨트를 조정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덕분에, 스패너 사용법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소유할 수 있을 정도다. 유지 관리 역시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 리어 액슬 샤프트와 금속 연료라인 덕분에 한층 수월해졌다. 일반적인 고카트라면 정기적으로 벨트 장력을 점검하고 녹슨 부품을 교체해야 하지만, 이런 수고를 최소화한 것이 초심자를 배려한 핵심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체형 맞춰 온 가족이 함께 이용 가능해
GR 카트를 몰 수 있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토요타에 따르면 조절 가능한 스티어링휠과 슬라이딩 페달박스를 갖춰, 키 135cm에서 185cm 사이의 사람까지 대응할 수 있어 가족 전체가 함께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초등학생 자녀부터 성인 부모까지 같은 카트 한 대로 순서를 바꿔가며 탈 수 있다는 점은, 여러 대를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실질적인 장점으로도 이어진다.
토요타는 보관성까지 고려해 이 카트를 개발했다. 각 카트에는 엔진오일 캐치탱크가 마련돼 있고, 연료주입구 위치도 연료와 엔진오일을 빼지 않고도 세워서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좁고 비좁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보관할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다. 세워서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은 바닥 면적을 크게 아낄 수 있다는 뜻이라, 별도의 창고나 차고가 없는 도심 거주자에게도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385,000엔부터, 전국 36곳 트랙에서 구입 가능
이 카트는 현재 일본 전국 36곳의 고카트 트랙과 여러 GR 개러지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현지 가격은 38만 5,000엔부터,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2,490달러다. 특정 매장 한두 곳이 아니라 전국 각지의 트랙에서 바로 구입하고 그 자리에서 타볼 수 있다는 유통 구조 역시,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회장 개인의 바람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치고는, 가격 문턱을 최대한 낮추면서도 내구성과 정비 편의성까지 챙긴 완성도 있는 결과물로 보인다.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라는 다소 거창한 목표를 내걸었지만, 결과물은 오히려 초보자와 가족 단위 이용자까지 폭넓게 끌어안으려는 실용적인 방향으로 완성된 셈이다. 값비싼 장비와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모터스포츠의 진입 장벽을, 이 카트 한 대가 조금이나마 낮춰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