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향한 수요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모델이 있으니, 바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지난 7월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미국에서 판매량이 가파르게 치솟으며 시장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대체 무엇이 이 중형 세단의 인기를 이토록 빠르게 끌어올린 것일까. 이번 시간에는 최근 미국 내 하이브리드 판매 흐름과 함께,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이 급증한 배경을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다.

갤런당 4달러 넘어선 미국 기름값
먼저 배경이 된 미국의 기름값 상황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란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연료비는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0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95센트나 뛰었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평균 5.66달러에 달할 만큼 부담이 크다. 기름값이 이렇게 가파르게 오르자, 유지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로 눈을 돌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어코드 HEV, 6년 만에 월 2만 대 재돌파
이 흐름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혼다 어코드였다. 지난 7월 어코드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54.7% 급증하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월 2만 대를 넘어섰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성장을 하이브리드가 이끌었다는 점이다. 어코드 전체 판매의 41%가 하이브리드 사양으로 채워졌고, 어코드 하이브리드 판매량 자체도 28.7% 뛰어올랐다. 고유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연비와 정숙성을 두루 갖춘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몰린 결과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혼다의 7월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3만 6,609대로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혼다 측 부사장 역시 “혼다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큰 인기를 끌며 기록적인 수의 구매자를 끌어들였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고유가가 앞당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시대
고유가 특수를 누린 것은 어코드만이 아니었다. 혼다의 대표 크로스오버 CR-V는 3만 8,335대(18.8% 증가)로 판매를 견인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4%가 하이브리드였다. CR-V 하이브리드만 따로 보면 2만 710대로 18.4% 늘었다.
반면 시빅 하이브리드는 6.8% 감소했지만, 시빅 전체 판매는 20.7% 늘며 2021년 이후 가장 좋은 7월 실적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어큐라도 상승세에 올라탔다. MDX가 60.8% 증가한 4,786대, 인테그라가 68.8% 늘어난 2,370대를 팔았고, ADX 역시 28.3% 성장했다. 다만 RDX는 4.2% 줄어든 1,891대에 그쳤는데, 하이브리드 모델로 다시 돌아오기 전 생산 공백을 앞두고 있는 탓이다.
결국 이번 실적은 기름값이라는 외부 변수가 소비자의 선택을 어떻게 바꿔 놓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당장의 유지비 부담을 덜어 줄 현실적인 대안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폭발적인 질주는 그 상징적인 장면인 셈이다. 국제 정세에 따라 기름값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적어도 지금 미국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에 보내는 지지는 한동안 쉽게 식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