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에서 열린 모터쇼 행사에서 전시 중이던 전기차를 중학생이 실수로 주행하며 앞에 있던 관람객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한국의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3시 10분쯤 예산군 예당관광농원 주차장 일대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가족과 함께 관람 온 중학생 A군(14)이 전시 중이던 전기차 운전석에 탑승해 내부를 구경하다 기어를 건드리는 바람에 차가 주행하기 시작했다. 해당 차량은 앞에 있던 관람객 B씨와 전시용 차를 차례로 들이받았다. 당시 B씨는 움직이는 차를 보고 피해 비교적 가벼운 부상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던 만큼, 만약 B씨가 반응할 틈조차 없었다면 훨씬 더 심각한 사고로 이어졌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해당 행사는 한 렌터카 업체에서 주최한 것으로, 관람객들은 전시된 차량 80여 대를 관람하고 일부는 내부까지 들어가 확인하거나 시승할 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람객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볼 수 있을 만큼 접근이 자유로운 행사였다는 뜻이다. 이런 체험형 행사는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그만큼 예기치 못한 조작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는 점에서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한국 경찰의 조사 결과 주최 측은 현장에 안전요원을 배치했지만, 전시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임목을 설치하거나 전원을 차단하는 등의 별도 안전조치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람이 상시 배치돼 있었다 해도, 차량 자체가 물리적으로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드는 조치가 빠져 있었던 셈이다. 안전요원 한 명이 여러 대의 차량을 동시에 감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결국 사람의 주의력에만 의존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경찰은 전기차 내부를 구경하다 기어를 와이퍼로 착각해 건드렸고, 차가 움직일 줄은 몰랐다는 A군의 진술 등을 토대로, 고의로 사고를 낸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 다수가 컬럼식이나 버튼식, 다이얼식 등 기존 레버형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기어 조작부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차량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혼동할 수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특히 처음 접하는 차종일 경우, 와이퍼 레버와 기어 셀렉터의 위치나 모양이 비슷해 보여 순간적으로 착각하는 사례는 실제로도 드물지 않게 보고된다. 다만 경찰은 사고 당시 B씨가 제때 피하지 못하거나 넘어져 차에 깔렸을 경우 큰 피해가 났을 수 있었다고 보고, 주최 측 관계자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관람객의 자유로운 체험을 유도하는 행사였던 만큼, 그에 걸맞은 물리적 안전장치까지 함께 갖췄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고는 자동차 전시 행사에서 관람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가 무엇인지 다시 짚어보게 한다. 통상 업계에서 권장되는 전시 차량 안전관리 방식으로는, 바퀴 앞뒤에 고임목을 받쳐 물리적으로 차량 이동 자체를 막는 방법이 가장 기본으로 꼽힌다. 여기에 시동키나 스마트키를 아예 차량에서 분리해 보관하거나, 배터리 단자를 차단해 전원 자체가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와 달리 시동을 걸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원만 켜지면 곧바로 기어 조작과 주행이 가능한 구조인 만큼, 오히려 이런 물리적 차단 조치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안내요원이 상주하더라도 시야가 닿지 않는 각도나 순간적인 부주의는 피하기 어려운 만큼, 사람의 감시에 더해 차량 자체를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두는 이중 안전장치가 함께 갖춰져야 이번과 같은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 체험형 전시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유사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 측이라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조치 기준을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